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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심리학

거짓 기억과 오정보효과

by 샤인인포 2023. 11. 18.

"내 눈으로 똑똑히 보았습니다"라고 말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쉽게 믿습니다. 하지만 사건을 목격한 시점의 나의 기억과 다른 사람에게 그 사건을 말할 때의 기억은 상당히 바뀔 수 있습니다. 특히 다른 사람으로부터 유도심문이라도 받게 된다면 그 변화의 폭은 더 클지도 모릅니다. 거짓기억과 잘못된 정보로 인한 효과에 대한 실험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거짓기억과 오정보효과
거짓기억과 오정보효과

 

실험의 배경

기억분야에서 선구자 역할을 한 엘리자베스 로프투스는 사람들이 한 사건에 대해서 여러 목격자에게 물어보면 저마다 다른 이야기를 많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법정에서 목격자 진술에 오류가 생기면 죄가 없는 사람에게 유죄판결이 내려질 수도 있습니다. 1973년 경찰이 총격을 당한 사건이 발생했는데, 17명의 목격자가 한 남성을 범인으로 지목했습니다. 나중에 밝혀진 사실은 그 남성이 범인이 아니었고 현장 근처에도 없던 인물이 범인으로 밝혀졌습니다. 초기 연구에서 로프투스는 법정 목격자들에게 어떻게 질문하느냐, 질문이 어떻게 표현되느냐에 따라 증언한 사람의 기억을 변경할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로프투스는 질문이 이해되기 위해서 반드시 질문이 사실이어야 한다는 조건을 두었습니다. 

 

실험 방법과 그 결과

로프투스는 질문의 형식이 목격자의 기억을 왜곡시키는데 어떤 영향을 미치는질 알아보기 위해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학생 100명에게 연쇄 교통사고 현장을 담은 짧은 영상을 보여주었습니다. 짧은 영상을 보고 난 학생들은 질문지를 받습니다. 그 질문지에는 결정적인 질문 6개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영상에서 나온 것과 나오지 않은 것을 각각 세 개씩 찾는 것이 질문의 요지입니다. 학생을 50명씩 나누어서 첫 번째 그룹에는 "깨진 헤드라이트를 보았습니까?"라고 물었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 그룹에는 " 깨진 '그' 헤드라이트를 보았습니까?"라고 질문합니다. 첫 번째 질문과 달리 두 번째 질문에서는 영상 속에서 헤드라이트가 실제로 등장했는지 여부와 상관없이 지시하는 대상의 존재를 이미 내포하는 "그(the)"사용하였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두 번째 질문을 받은 그룹의 학생들은 실제도 영상에 헤드라이트가 나오지 않았어도 "예"라고 답할 확률이 훨씬 높습니다. 영상 속에 나오지 않은 헤드라이트에 대해 "예"라고 대답한 학생의 비율은 첫 번째 그룹의 경우에는 7퍼센트였지만, 두 번째 그룹에서는 15퍼센트였습니다. 이 말은, "그(the)"라고 지시 대상을 명시하기만 하여도 8퍼센트에 해당하는 학생들의 기억이 바뀌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모르겠다'라고 답한 비율은 두 번째 그룹에서는 겨우 13퍼센트인데 비해 첫 번째 그룹에서는 38퍼센트나 나왔습니다.

이 외에도 문장의 다른 어떤 요소를 변경하면 정량화가 가능한 기억의 대답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알아보기 위해서 45명의 참가자들에게 7개의 교통사고 영상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리고 참가자들 중 일부에게는 한 영상을 보여주면서 이렇게 질문했습니다. "자동차들이 [산산조각이 났을 때/ 충돌했을 때/ 부딪혔을 때/ 살짝 부딪혔을 때/ 접촉했을 때] 속도가 어느 정도였습니까?"처럼 동사를 달리하여 질문했을 때 그 대답은 상당히 차이가 있었습니다. 동사의 변화에 따라 사람들이 생각하는 속도의 추정치는 산산조각이 났을 때는 40.8mph, 충돌했을 때는 39.3 mph, 부딪혔을 때는 38.1 mph, 살짝 부딪혔을 때는 34.0 mph, 접촉했을 때는 31.8 mph로 나타났습니다. 

또 다른 참가자 그룹에게는 유사한 영상을 보여주면서 "자동차들이 [부딪혔을 때/산산조각났을 때] 속도가 어느 정도였습니까?"라고 물었습니다. 그리고 일주일 후 깨진 유리창을 보았는지 물었습니다. 사실 유리창은 깨지지 않았습니다. 그러자 '산산조각 났을 때'라고 질문을 받은 학생들은 '부딪혔을 때'라고 질문을 받은 학생들보다 "예"라고 대답한 비율이 두배로 많았습니다. 영상에 대한 기억을 묻는 질문에서 단어를 살짝 바꾸자 기억도 바뀐 것입니다. 

실험대상자들은 자동차의 속도 뿐 아니라 소요 시간과 거리에 대해서도 정확하지 않게 대답을 했습니다. 하지만 목격자들은 주로 법정에서 정량화된 표현을 해달라는 요구를 받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건조사관이나 경찰, 변호사, 지가 등이 목격자에게 심문, 질문을 하는 경우 그들의 표현이 조금만 달라져도 대답이 달라진다는 사실을 명심하여야 한다고 로프투스는 주장했습니다. 

 

결론

오정보효과라는 것은 특정 사건에 대한 사람의 기억이 그 이후 일어난 다른 사건이나 입수된 정보로 인해서 믿기 힘들어지는 현상을 말합니다. 로프투스는 범죄 조사에서 목격자는 조사관으로부터, 검사로부터 한번 이상 질문을 받는데, 이때 아마도 무심코 거짓된 전제가 만들어질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그래서 변호사, 판사, 배심원들은 증인이 실제로 본 것을 재창조할 수 있다고 가정하였습니다. 로프투스의 실험을 계기로 법정과 경찰서 등에서 심문관들이 목격자들에게 거짓 기억을 주입할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의 기억이 과연 믿을만한지에 대해서 우리는 믿을만하다고 자신 있게 대답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사건에 대한 우리의 기억은 얼마든지 왜곡될 수 있다는 것을 실험을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